갱년기는 흔히 여성 문제로 치부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중년 남성 사이에서 우울증이 급증하며,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갱년기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며, 중년 남성의 경우 우울증을 방치하다가 병을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어 더욱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자살예방에 대한 통합적 정보를 제공하는 ‘2021 자살예방백서’를 5일 발간했다. 이 백서는 2019년 자살현황 및 우리나라 자해·자살 시도 현황과 OECD 회원국 자살 통계를 담았다.
2019년 우리나라 자살률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해 80세 이상(67.4명)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자살사망자 수는 50대가 2837명으로 가장 많았다. 성별로는 남자가 70.5%로 여자 29.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2017년 기준 10만 명 당 23.0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고, OECD 평균인 11.2명보다 2.1배 높았다.
남자들의 자살률이 여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50대 중년 남성의 우울증을 꼽는다. 중년 남성 우울증은 2008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2017년 발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50대 남성 우울증 환자는 2008년 이후 2016년까지 꾸준히 증가했고, 연간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남성 환자 중 50~60대 환자가 전체에서 34%를 차지했다.
중년 남성 우울증, 원인은?
남성 갱년기는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떨어지면서 주로 50~65세쯤 여러 징후를 보이며 나타난다. 이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가 함께 감소하면서 우울증이 유발된다.
이러한 신체적 요인과 더불어 환경 요인도 중년 남성의 우울감을 심화시킨다. 중년 남성은 은퇴를 전후로, 노후 대책 우려와 가족 부양 부담이 겹치는 등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심리적 압박을 크게 느낀다. 이것이 우울증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201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50대 남성은 걱정거리를 묻는 질문에 노후생활과 자녀교육, 일자리 등을 많이 꼽았다. 자신의 일자리 유지와 노후생활을 장담하지 못하는 가운데 높은 주거비, 자녀교육과 부모부양 등을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들이 취업난으로 갈수록 독립이 늦어지는 20대와 30대를 부양하는 부모 세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방과 치료 방안은?
1. 직업을 가져라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의 연구에 따르면 직업이 있는 50세 이상 중·장년층은 주부 또는 실직자보다 우울할 확률이 48%~6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절한 직업 활동 같은 ‘활동적인 노화(active ageing)’ 과정을 거치면 우울증으로 인한 질병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2. 사람들과 교류하라
전문가들은 직업이 없더라도 개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얼마든지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정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혼자 있는 것은 우울증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사람들과 교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하고 정기적인 활동이 없을 경우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고 우울증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억지로라도 친목활동, 가족모임 등을 자주 가지면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3. 신체를 움직이는 취미활동을 하라
어떤 종류건 본인이 하고 싶은 취미활동을 찾아야 한다. 특히 신체를 움직이는 활동을 동반한 취미를 가질 경우, 떨어지는 체력도 향상시키고 기분 전환도 꾀할 수 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동호회를 만들어 취미활동을 하면 더 좋다. 그동안 똑같이 유지하고 반복하던 일상과 생활습관에 변화를 줘, 건강한 생활리듬을 되찾을 수 있다.
이러한 개인의 노력 뿐 아니라 중년의 우울증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인 제도도 필요하다. 50세 이상 시니어들이 기존의 직업 활동을 지속하거나 새로운 사회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허휴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남성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자신과 주변 사람들도 모르는 사이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혼자 견디려고 하기보다 가능하다면 가까운 사람과 솔직하게 나누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규칙적인 취침과 숙면은 이미 잘 알려진 100세 시대의 장수 비결 중 하나다. 그러나 우리나라 시니어 5명 중 1명은 불면증을 겪으며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 시니어를 비롯해 수면 부족으로 피로를 호소하는 현대인이 많아지면서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각종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수면 관련 제품과 IT 기술을 접목한 ‘슬립테크’(Sleep Technology)가 잠에 대한 실질적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신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니어를 장수의 길로 한 발짝 다가가게 해줄 이색 슬립테크 서비스를 소개한다.
수면은 우리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요한 활동이다. 작게는 매일 아침 컨디션을 좌우하고, 크게는 심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각종 중증 질환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건강에 관심 있는 이라면 이미 알고 있을 얘기다. 실제로 수면 시간이 하루 5시간 이하인 시니어는 7~8시간 수면한 시니어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두 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매일 아침을 커피 한잔으로 시작하는 현대인은 대다수가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41분으로, 18개 회원국 중 최하위다. 젊었을 때는 일하느라 바빠 잘 시간도 없었다면, 나이가 들어서는 신체 기능이 저하되면서 자고 싶어도 잘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린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잘 먹고 잘사는 것에 이어 잘 자는 법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면서 ‘슬리포노믹스’(Sleepono mics)가 주목받고 있다. 잠과 경제학의 합성어로 수면과 연계된 모든 산업을 총칭하는 말이다. 단순 침구류뿐 아니라 무드등을 비롯한 소형 가전, 차(茶), 아로마테라피, 수면을 유도하는 자율감각 쾌락반응(ASMR) 등 온라인 콘텐츠까지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오늘날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분야는 ‘슬립테크’다. 다양한 IT 기술로 수면 중 겪는 불편을 해소하고, 더 나아가 개개인의 침구류나 수면 습관을 맞춤형으로 관리해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말한다.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슬립테크 시장은 2026년 약 320억 달러 규모로 2019년에 비해 3배가량 커질 전망이다. 개인의 체형에 따라 설계된 베개를 베고, 인공지능(AI) 비서가 추천해주는 음악을 들으며 잠을 청하는 모습이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셈이다.
‘꿀잠’도 맞춤형…1:1 수면 컨설팅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키워드는 ‘초개인화’다. 개인의 특성과 상황 등을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슬립테크 시장에서도 초개인화 마케팅이 활용되고 있다. 사람마다 체형이나 수면 자세, 수면 습관 등이 모두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맞춤형 침구류를 추천하고,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중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뜨고 있는 곳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슬립라운지’다. 슬립라운지는 토털 슬립케어 브랜드 이브자리에서 운영하는 무인 베개 체험 공간으로, 자가진단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키오스크를 통해 개인에게 적합한 베개를 추천받고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1시간 단위의 사전 예약제로 진행되며, 슬립라운지 홈페이지에서 날짜와 시간을 예약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출입문 좌측에 있는 카드리더기에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대고 들어서면 20여 가지 베개와 아늑해 보이는 침구가 눈에 띈다. 무인 시스템이기 때문에 직원이 보이지 않아도 당황할 필요 없다. 키오스크가 웬만한 것을 해결해준다. 하지만 키오스크가 낯선 시니어는 홈페이지 예약 시 자유체험이 아닌 1:1 베개 컨설팅 프로그램을 선택해도 된다. 컨설팅은 매주 월·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비용은 체험과 컨설팅 모두 무료다.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디지털 경추 측정기에 등을 붙이고 바른 자세로 앉은 다음 경추의 길이를 잰다. 경추 길이는 측정기에서 가장 앞으로 튀어나온 스케일의 맨 뒤쪽 색상을 보면 된다. 그 다음 키오스크에서 ‘나만의 베개 찾기’를 누르고 경추 길이, 수면 자세, 선호하는 베개의 느낌 등 몇 가지 설문에 답을 한다. 결과가 나타나면 베개 진열장에서 추천받은 베개를 찾아 누워 안락한 정도를 느껴본다. 이때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침구에서 체험하는 것이 좋다. 체험한 베개가 마음에 들면 키오스크에서 곧바로 구매해도 된다.
방문 당시 두 종류의 베개가 결과지에 나타났다. 추천받은 베개는 경추 길이 3~4cm 이상의 옆으로 자는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 신체가 닿는 부분에 따라 높낮이가 다른 것이 특징이다. 가령 양 끝부분은 돌출된 어깨로 인해 머리와 바닥 간의 거리가 멀어지는 점을 고려해 중앙 부분보다 높고, 후두부 부분은 오목하게 들어간 경추 부분보다 낮게 설계됐다. 집에서 쓰는 베개와 다른 모양새지만, 직접 누워보니 발 크기에 꼭 맞는 신발을 신은 듯 안정감이 더했다. 조은자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부소장은 “사람마다 경추 높이나 수면 자세 등에 따라 적합한 베개가 다르기 때문에 직접 체험해보고, 몸에 맞는 제품을 찾는 것이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층 다양한 체험을 하고 싶다면 경기도 수원 아주대학교병원 지하 1층에 위치한 이브자리 ‘슬립앤슬립 플래그십 스토어’를 이용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이곳에서는 베개뿐 아니라 마사지 기구나 수면 유도 차, 스프레이 등 잠을 부르는 이색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다. 또 전문 수면 컨설턴트인 ‘슬립코디네이터’가 상주해 개개인의 수면 습관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해준다. 30분(3000원), 40분(4500원), 50분(6000원) 단위로 체험이 가능해 달콤한 단잠도 즐길 수 있다.
날로 커지는 시장…수면 질환 치료까지
수면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면서 신기술을 활용한 이색 슬립테크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코웨이의 ‘모션베드 프레임’은 사용자가 원하는 용도에 따라 머리와 상체, 엉덩이, 허벅지, 다리 등의 각도를 바꿀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상체를 살짝 올리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두는 ‘무중력 자세’로 설정하면 체중을 분산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편안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사용자가 손을 대지 않고도 뒤척임을 자동으로 감지해 최적의 수면 자세를 만들어주는 기술도 나왔다. 스마트 매트리스 브랜드 아이오베드의 ‘스마트 슬립 시스템’이다. 아이오베드가 특허권을 따낸 이 기술은 매트리스 안에 들어 있는 스마트셀이 공기압의 변화를 감지해 매트리스의 푹신한 정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무너진 생체 리듬의 균형을 잡아주는 스마트 안경도 주목할 만하다. 슬립테크 스타트업 페가시가 지난해 선보인 ‘꿀잠 수면안경’은 녹색 자연광을 내뿜는 장치를 이용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활성화시킨다. 낮 동안 햇빛에 노출될수록 분비가 왕성해지는 멜라토닌 특성상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에 기기를 착용하면 14시간 후 호르몬이 분비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페가시에 따르면 제품에 사용된 LED는 광생물학적 안정테스트를 통과해 사람과 동물의 눈에 직접적으로 조사되어도 안전하다.
시니어의 골칫거리인 각종 수면 질환 치료에 도움을 주는 기기도 최근 개발됐다. 신현우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2018년 교내 창업한 슬립테크 스타트업 아워랩은 수면 무호흡증 치료를 위한 구강 삽입형 기도 확장기 ‘옥슬립’을 개발하고,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았다. 교정기를 입에 물어 억지로 턱을 당기는 기존 기구와 달리 바로 누운 자세에서만 아래턱을 전진시키고, 옆으로 누워 잘 때는 턱의 위치를 되돌려 하관 근육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한다. 기기를 통해 수면 중 자세 변화나 작동 횟수 등도 확인할 수 있어 이용자 스스로 관리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향후 슬립테크 시장의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한다. 임영현 한국수면산업협회 회장은 “수면은 성인병과 치매 등 인간의 건강에 직결되고, 더 나아가 경제활동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단순 휴식 차원으로 인지해선 안 된다”라며 “일본은 이미 관련 시장의 성장 규모가 약 8조, 미국은 22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수면과 관련된 전 분야가 IT 기술과 병합해 슬리포노믹스 시장의 비중이 굉장히 막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니어의 편안한 밤을 위한 베개 컨설팅
① 밤에 더위를 많이 탄다면? 나이가 들면 온몸에 열감이 나타나 잠을 설치는 시니어가 많다. 호르몬 변화가 들쑥날쑥한 갱년기에는 더욱 그렇다. 이럴 땐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폴리에틸렌 파이프 소재의 베개를 사용해보는 것이 좋다. 파이프 소재 베개는 내부가 원형 모양의 칩으로 채워져 있어 통기성이 뛰어나며, 잦은 세탁에도 손상이 적어 땀을 많이 흘리는 이들에게도 적합하다.
② 주변 환경에 예민해 자주 깬다면? 작은 소음에도 예민한 편이라면 내용물이 바스락거리는 파이프 소재보다 부드럽게 감싸주는 솜이나 메모리폼 소재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간혹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입소문 난 기능성 베개를 선호하는 이들이 있는데, 모양이 지나치게 굴곡지고 딱딱한 베개는 수면 중에도 의식적으로 자세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③ 목에 잦은 통증이 느껴진다면? ‘높은 베개보다 낮은 베개가 좋다’는 기존에 알려진 건강 상식 때문에 높이가 낮은 베개만 선호하는 시니어가 있다. 그러나 자신에게 맞지 않는 베개 높이는 오히려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높은 베개도 마찬가지다. 누워 있을 때의 모습을 사진 찍어보고 목이 지나치게 꺾여 있거나 경직돼 있다면 베개 높이를 바꿔보는 것이 좋다. 누웠을 때 척추의 자연스러운 S자 곡선을 유지해주는 베개가 최적의 베개다.
④ 허리가 불편하다면? 누웠을 때 허리가 바닥에서 떠서 종종 배긴다면 보디필로(전신베개)를 사용해보는 것이 좋다. 몸의 압력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고 균형 있는 자세를 만들어준다. 그럼에도 통증이 느껴지면 매트리스에 꺼짐 현상이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특히 시니어는 나이가 들면서 체중과 체형이 변하기 때문에 젊은 시절 구매한 매트리스를 쓰고 있다면 교체하는 것이 좋다. 고가의 매트리스가 부담된다면 기존에 사용하던 매트리스 위에 토퍼(바닥형 매트리스)를 깔아도 된다.
도움 조은자 이브자리 수면환경연구소 부소장
밤에 더위를 많이 탄다면?
나이가 들면 온몸에 열감이 나타나 잠을 설치는 시니어가 많다. 호르몬 변화가 들쑥날쑥한 갱년기에는 더욱 그렇다. 이럴 땐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폴리에틸렌 파이프 소재의 베개를 사용해보는 것이 좋다. 파이프 소재 베개는 내부가 원형 모양의 칩으로 채워져 있어 통기성이 뛰어나며, 잦은 세탁에도 손상이 적어 땀을 많이 흘리는 이들에게도 적합하다.
주변 환경에 예민해 자주 깬다면?
작은 소음에도 예민한 편이라면 내용물이 바스락거리는 파이프 소재보다 부드럽게 감싸주는 솜이나 메모리폼 소재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간혹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입소문 난 기능성 베개를 선호하는 이들이 있는데, 모양이 지나치게 굴곡지고 딱딱한 베개는 수면 중에도 의식적으로 자세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목에 잦은 통증이 느껴진다면?
‘높은 베개보다 낮은 베개가 좋다’는 기존에 알려진 건강 상식 때문에 높이가 낮은 베개만 선호하는 시니어가 있다. 그러나 자신에게 맞지 않는 베개 높이는 오히려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높은 베개도 마찬가지다. 누워 있을 때의 모습을 사진 찍어보고 목이 지나치게 꺾여 있거나 경직돼 있다면 베개 높이를 바꿔보는 것이 좋다. 누웠을 때 척추의 자연스러운 S자 곡선을 유지해주는 베개가 최적의 베개다.
허리가 불편하다면?
누웠을 때 허리가 바닥에서 떠서 종종 배긴다면 보디필로(전신베개)를 사용해보는 것이 좋다. 몸의 압력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고 균형 있는 자세를 만들어준다. 그럼에도 통증이 느껴지면 매트리스에 꺼짐 현상이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특히 시니어는 나이가 들면서 체중과 체형이 변하기 때문에 젊은 시절 구매한 매트리스를 쓰고 있다면 교체하는 것이 좋다. 고가의 매트리스가 부담된다면 기존에 사용하던 매트리스 위에 토퍼(바닥형 매트리스)를 깔아도 된다.
여성 갱년기 Q&A
폐경을 늦추는 방법은?
흔히 알려진 방법으로 석류, 칡 등 유사 여성 호르몬 성분이 많은 식품의 섭취와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 주기적인 성생활 등이 있다. 다만 폐경을 전후해 나타나기 쉬운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는 일부 도움을 주지만, 폐경 시기를 결정하는 것과는 무관하다.
여성 호르몬이 많이 함유된 식품은?
석류, 칡, 대두가 대표적이다. 석류는 피토에스트로겐이 많아서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칡은 여성 호르몬인 이소플라본이 풍부한 식품이지만, 장기복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대두 속 엽산은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해 우울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 다만 이 식품들이 모든 여성에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며, 무작정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평소 소화에 문제가 없다면 잠자기 전 따뜻하게 데운 우유에 꿀을 타서 마시면 좋다. 우유에 있는 트립토판 성분이 숙면을 도와주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한다. 꿀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피로 해소에 탁월하다. 카모마일 차도 신경 이완 효과가 있어 자기 전에 따뜻하게 마시면 도움이 된다.
폐경이 가까워도 피임을 해야 할까?
특정 나이를 기준으로 기간이 달라진다. 대한폐경학회에 따르면 50세 이상이며 1년간 생리를 하지 않았다면 1년간은 계속 피임을 해야 하고, 50세 미만으로 1년간 생리를 하지 않았다면 2년간 피임을 하라고 권고한다. 폐경 전 호르몬 대체 요법을 받고 있거나 생리가 불규칙해도 피임은 필요하다.
남성 갱년기 Q&A
항상 피곤한 이유는?
특히 늦은 오후에 피로를 느끼는 것은 전형적인 남성 갱년기 전조 증상 중 하나다. 테스토스테론의 결핍이 일으키는 현상이다. 운동 후나 식사 후에 피곤함을 느끼면 이 호르몬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반면 아침에 피로가 느껴진다면 코르티솔이나 갑상샘 호르몬이 결핍된 증후다.
아침에 발기가 되지 않는 이유는?
아침에 발기가 안 된다면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고칠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아침 발기가 없는 상태를 1년 이상 놔두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치료 효과를 보는 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나이 들수록 머리가 빠지는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DHT를 만드는 효소는 더 활성화된다. DHT는 모근을 자극해 탈모를 유발한다. 유전성이 강해 탈모 유전자를 가진 남성에게만 탈모가 일어난다. DHT 과다 생성을 부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물질이 있지만, 성욕이나 성적 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배가 나오는 이유는?
남성의 뱃살은 여성의 엉덩이와 같다. 내장지방이 축적되면서 생기는 결과다. 지방을 연소하는 데 가장 좋은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서 발생한다. 내장지방은 당뇨병,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서 특히 위험하다.
근육이 줄어들고 탄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주로 엉덩이, 장딴지 등 근육과 요추에서 근육 손실이 많이 일어난다.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을 충분히 마시고, 단백질이 많은 고기나 생선을 먹는 것이 좋다. 적어도 하루에 5000보 이상씩 걷는 걸 추천한다.
갱년기(Climacteric) 라는 말은 라틴어 ‘사다리’(Klamx)에서 유래했다. 장년기에서 노년기로 가는 시기를 비유한 것이다. 이처럼 갱년기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주요 증상은 성 호르몬 부족으로 생긴다. 사춘기처럼 누구나 한 번은 겪는 일이기에, 피할 수 없다면 미리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 성별로 나타나는 갱년기 증상과 대처법을 알아봤다.
참고 ‘갱년기 직접 겪어 봤어?’, ‘남자의 인생은 갱년기에 뒤바뀐다’
호르몬이 보내는 신호, 여성 갱년기
나이 들어 난소가 노화하면 배란과 여성호르몬의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때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폐경(閉經)이다. 폐경은 말 그대로 월경(月經)이 닫힌다는 뜻이다. 요즘은 완경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폐경 시기는 대개 유전적으로 결정된다. 주로 50세 전후에 나타나지만, 무조건 이 시기에 폐경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더 이른 시기에 올 수도 있고, 아주 늦은 시기에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런 변화는 40대 중후반부터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이때부터 생리가 완전히 없어진 후 1년 정도까지를 대개 ‘갱년기’라 부른다.
폐경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과 상황이 달라졌다. 여성들의 평균수명이 80세를 넘기면서 인생의 3분의 1 정도를 폐경 상태로 보낸다. 폐경기가 시작되면 뼈에서 발생하는 칼슘 등이 빠져나가면서 골다공증이 생길 수도 있고, 혈중 콜레스테롤의 증가로 인해 고혈압 및 관상동맥 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세브란스병원 윤보현 산부인과 교수는 “갱년기는 여성 호르몬의 감소로 생기는 현상이므로, 이 호르몬을 보충하면 고혈압이나 뇌졸중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폐경은 출산의 의무를 다한 여성에게 더 중요하지 않은 호르몬이 중단되는 것을 의미한다. 불필요해진 호르몬이 몸에서 줄어드는 동안 몸이 그에 맞춰나가는 시간이 갱년기다. 모든 변화와 적응에는 그만큼 고통이 있고 시간이 드는 법이다. 갱년기 증상을 우리 몸이 열심히 적응 중이란 신호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새로운 친구를 사귀듯 차근차근 알아가며 오랜 시간 같이 지낼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막연한 두려움 대신 신체적, 정신적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케어를 고민해보는 건 어떨까? 여성 갱년기 증상 및 대처법은 다음과 같다.
여성 갱년기 증상별 대처법
상열감ㅣ A 씨는 두세 달 전부터 등과 얼굴에 시도 때도 없이 열이 오르고 땀이 줄줄 나기 시작했다. 밖에서 갑자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남들 보기도 민망하고, 어쩔 줄 모를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자다가 깨서 젖은 옷을 가족들 몰래 세탁기에 넣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잘 때가 부쩍 늘었다.
Tip A 씨처럼 손바닥과 가슴에 열이 심해 잠을 못 자거나, 가슴 위로 열이 솟구치면서 얼굴이 달아오르는 등의 증상은 갱년기 초기에 빈번히 일어난다. 이때는 ‘생각 바꾸기’가 필요하다. 증상에 신경 쓰지 말고 정신을 몰두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종종 복식호흡을 통해 심신의 안정을 취하는 것도 좋다. 흉식호흡보다 많은 양의 산소가 혈액에 공급되어 몸이 열감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이때 속으로 ‘감사합니다’를 되뇌면 몸을 이완시켜주는 효과가 커진다.
두통ㅣB 씨는 자주 어지럽고 멍한 증상에 시달린다. 그녀의 표현에 의하면, 순간적으로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1년 전부터는 증상이 심해져 응급실 신세를 두 번이나 졌다. 최근에는 이명까지 생겨서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Tip 버스나 지하철 같은 좁은 공간에 있거나 무언가에 집중할 때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 축적된 노폐물로 인해 몸 안을 순환하는 진액이 탁해져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런 경우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 밀가루 음식, 성질이 찬 생과일과 생채소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채소는 익혀서 먹는 걸 추천한다. 하루 세 끼 정해진 시각에 정해진 양을 소식하고, 식사 사이에 간식을 먹지 않으며 공복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급할 때는 목 주변의 근육과 머리 아래에서 어깨로 연결된 승모근을 풀어주면 어지러운 증상이 가라앉는다.
불면증ㅣ최근 C 씨는 불면증에 시달린다. 젊은 시절에는 베개에 머리만 대면 금세 잠들곤 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편하게 자본 기억이 거의 없다. 겨우 잠이 들어도 1~2시간 만에 깨는데 다시 자려고 하면 좀처럼 잠이 안 온다.
Tip 불면증은 숙면에 도움을 주는 세로토닌이 폐경기에 감소하면서 발생한다. 이때는 수면시간과 상관없이 일정한 시각에 일어나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많이 힘들 경우 오후 3시 이전에 10~20분 정도만 누워서 쉰다. 수면시간 외에 눕지 않는 걸 권한다. 수면 리듬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햇볕이 있을 때 밖에서 걸으면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해 수면에 도움을 준다.
남자도 갱년기로 괴롭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갱년기로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자가진단표 10문항 중 1번이나 7번의 질문에 해당하거나 1번과 7번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이상의 질문에서 ‘그렇다’고 답을 했다면 남성 갱년기를 의심할 수 있다. 비뇨의학과 전문의 안태영 교수는 “남성 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은 삶의 의욕이나 부부관계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것이다. 정확한 진단을 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를 통해 호르몬 수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 갱년기의 원인은 성 호르몬 감소 때문이다. 고환에서 생산되는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신체 및 정신상태 등을 조절하고 남자다움과 성생활의 주도적인 역할을 돕는다. 이 호르몬은 30대 후반부터 서서히 줄어들며, 50~70대 남성의 30~50%는 정상치보다 감소한 수치를 보인다. 주로 잘못된 생활 습관 및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이 이 현상에 영향을 미친다. 이 밖에 스테로이드나 위장약, 무좀약과 같은 약물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성 호르몬의 분비 감소는 남성에게 불편함을 초래한다. 대표적인 증상이 성욕 감퇴와 성 기능 저하다. 중장년 남성들이 이 문제로 가장 많이 걱정한다. 그대로 방치하면 나중에는 손쓰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성욕 감퇴는 실제로 발기부전이나 성 기능 장애로 이어지고, 자신감을 떨어뜨려 일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외에 배뇨 이상이나 우울증, 발한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남성 갱년기에 흔히 나타나는 증상과 대처법에 관해 사례별로 자세히 알아봤다.
남성 갱년기 증상별 대처법
전립선 비대 | 김 씨는 몇 달 전부터 소변을 참기 힘든 경우가 빈번해졌다. 하루에도 15~20번쯤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느라 매우 불편했다. 가끔은 낮에도 소변을 참기가 힘들어 고통스러웠다. 일상과 직장생활에 지장이 생겨 병원에 갔더니, 갱년기로 인한 전립선 비대라는 진단이 나왔다. 50세 이상의 남성의 경우 최소 연 1회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가족력이 있다면 40대부터 받는 것을 추천한다.
Tip 아직 의학적으로 명확한 이유가 밝혀지진 않았으나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높아지면 전립선 크기가 커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남성 갱년기의 주요 증상 중 하나다. 체온 보존을 위해 옷을 잘 챙겨 입고, 자기 전에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면 좋다. 항히스타민 성분이 있는 감기약은 조심해야 한다. 콩 단백질과 토마토 섭취도 도움이 된다.
골다공증 | 박 씨는 길을 가다 도로 공사 현장 옆 50cm 깊이의 구멍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오른쪽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심해 일어설 수가 없었다. 진단 결과 대퇴골 경부 골절로 확인됐고, 무사히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최소 기준보다 낮았고, 골다공증도 이미 진행 중이었다.
Tip 테스토스테론은 뼈를 단단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노화가 진행되면서 이 호르몬이 감소하면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에 걸리기 쉽다. 이때는 매일 우유나 연두부, 저지방 치즈 등과 같은 식품으로 칼슘을 1~1.5g 정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음식으로 부족하다면 칼슘 제제의 약을 먹어도 된다. 이때 비타민D를 적절히 섭취하면 칼슘이 더 잘 흡수된다. 달리기, 에어로빅, 자전거 타기, 테니스 등 체중이 몸에 실리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예방할 수 있다.
성욕 감퇴 | 송 씨는 성욕이 왕성한 편이었다. 하지만 2~3년 전부터는 몸 노출이 심한 여자들을 보면 당황스럽고 몸이 경직된다. 아내와 단둘이 있을 때도 발기가 안 되는 경우가 점점 많아졌다. 예전에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기에 자신의 상태가 무척 걱정스럽다.
Tip 성욕은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남성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이 복합적으로 반응할 때 일어난다. 노화에 따라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면서 위와 같은 문제가 생긴다. 이때는 걷기나 조깅, 줄넘기 등의 유산소 운동 혹은 스쿼트 등 하체를 단련시키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좋다. 다만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은 요실금 예방에는 좋지만, 발기 부전에는 효과가 없다.
흔히 ‘나잇살’이라 부르는 노인 비만의 특징은 두 가지다. 근육 감소와 호르몬의 불균형. 둘 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려면 호르몬의 원리를 알고, 자신의 상태에 맞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노인 비만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호르몬, 비만과 헷갈리기 쉬운 쿠싱증후군, 그리고 도움이 되는 운동법을 소개한다.
참고 내 몸을 살리는 호르몬, 국민체력 100
최근 고도비만 노인이 증가했다. 대한비만학회가 발표한 ‘2020 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중장년층 및 노인의 고도비만 유병률은 지난 10년 사이에 1.5~3.8배까지 올랐다. 고령사회에서 노인 비만은 장수를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른바 ‘나잇살’이라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노인이 되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각종 질환에 취약한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비만은 각종 성인병을 악화하는 주범이기에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노인 비만의 특징은 근육 감소형 비만이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노화의 영향으로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략 40대 이후부터 발생해 70대까지 10년에 8%의 감소가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후로는 10년마다 15%까지 줄어들 수도 있다고 한다. 근육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호르몬이다. 을지대학교 김정환 가정의학과 교수는 “노인 비만은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나타나는데, 그 원인은 성 호르몬의 감소에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노인 비만의 원인은 ‘호르몬’인 것이다.
우리 몸의 시소, 호르몬
“연예인 A 씨는 살찐 덕분에 재미난 캐릭터를 많이 만들어냈다. 살은 스트레스가 아니라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 식욕을 주체할 수 없었던 A 씨는 매일 야식을 먹고,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입에 넣었다. 하지만 어느 날 잠을 자다가 가슴이 쥐어짜듯이 아프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서 병원을 찾았다. 진단을 받아보니 ‘심근경색’이었다.”
위의 사례처럼 야식이 습관이 되면 돌이킬 수 없다. 야근 후 치맥은 정말 맛있지만, 건강에는 치명적이다. 야식처럼 자극적인 음식은 호르몬의 교란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허기를 느끼게 하는 그렐린 호르몬과 식욕을 감소시키는 렙틴 호르몬은 우리 몸 안에서 적절히 분비되면서 몸의 균형을 맞춘다. 하지만 액상과당과 트랜스지방이 있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 이 호르몬에 이상이 생겨서 살이 찔 수 있다.
호르몬은 체지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비만의 가늠자가 되는 체지방을 늘릴 수도 있고, 줄일 수도 있다. 단순히 체지방이 늘면 나쁘고 체지방이 줄면 좋은 것은 아니다. 모든 호르몬은 우리 몸에 필요하며 서로 적절하게 균형 있게 분비돼야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렙틴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거나 성장호르몬이 감소할 경우 비만이 생기는데, 이는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호르몬은 우리 몸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걸까? 신체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비만을 일으키는 호르몬
[1] 식욕을 늘리는 그렐린
그렐린은 일명 ‘식탐 호르몬’이라 불린다. 시상하부를 자극해 식욕을 느끼게 하고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게 하는 호르몬이다. 밤 10시에서 11시 사이에 가장 왕성하게 분비된다. 이 시간에 야식을 많이 먹는 이유도 바로 이 호르몬 때문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간 음식은 그렐린이 급격하게 분비되지 않도록 해준다.
[2] 비만의 주범, 인슐린
인슐린은 살이 찌고 빠지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자에서 분비된 인슐린은 보통 식후 3시간이 지나면 활성화되는데, 너무 많이 분비되거나 적게 분비되면 생명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장수하는 사람의 경우 대체로 인슐린 수치가 낮다고 한다. 고탄수화물 음식, 설탕, 청량음료, 트랜스지방 등을 많이 먹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슐린이 과다 분비된다.
[3] 여성을 살찌우는 에스트로겐
에스트로겐은 여성 신체의 특징을 만드는 호르몬이다. 폐경 이후 난소 기능이 떨어지면 에스트로겐은 체지방에서 분비된다. 에스트로겐이 많아지면 체지방이 늘어나고, 체지방이 늘면 에스트로겐도 같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때부터 복부에 살이 찌는 남성형 비만이 나타난다.
[4] 포만감을 주는 렙틴
렙틴은 포만감을 주는 호르몬이다. 지방세포가 가득 차면 이 세포에서 렙틴이 분비된다. 뇌는 렙틴의 증가를 인지하고 식욕을 억제한다. 하지만 비만한 사람은 렙틴이 많아도 식욕이 억제되지 않는다. 이른바 렙틴 저항성 때문이다. 렙틴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고도비만으로 이어진다.
[5] 활력을 불어넣는 성장호르몬
어른들도 활력을 유지하려면 성장호르몬이 필요하다. 체지방은 성장호르몬을 억제한다. 체지방과 인슐린이 많으면 성장호르몬 분비량은 줄어든다. 나이 들수록 성장호르몬 분비는 줄고 인슐린 분비가 늘면서 살이 찐다. 운동이 중요한 이유는 성장호르몬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나이 들수록 운동은 필수다.
[6] 근육과 뼈를 키우는 테스토스테론
테스토스테론은 근육량, 체지방 감소, 정자의 활동, 뼈 질량에 관여한다. 많이 분비되면 에너지 대사가 활발해진다. 이 호르몬도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데 적게 분비되면 남성도 갱년기를 겪는다. 결혼 후 남성들이 살이 찌는 경우가 많은데, 성생활을 통해 테스토스테론이 소비되면서 체지방 조절 기능이 떨어져서 그렇다.
비만과 헷갈리는 쿠싱증후군
“연예인 B 씨는 젊은 시절부터 허리 디스크가 있었다. 심한 통증 때문에 수술을 고민했지만 먹고살기가 바쁘다는 이유로 때를 놓치고 말았다. 대신 스테로이드 주사를 꾸준히 맞았다. 덕분에 통증도 줄고 컨디션도 좋아져 수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갱년기 이후 살이 걷잡을 수 없이 찌고, 얼굴이 보름달처럼 붓더니 73kg이었던 몸무게는 93kg까지 늘어났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생긴 쿠싱증후군 때문이었다.”
비만과 비슷하지만 치명적인 질환도 있다. 다이어트를 아무리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쿠싱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 병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과다하게 만든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기본적으로 스트레스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분비된다. 하지만 코르티솔이 과잉 분비되면 식욕을 감소시키는 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과식을 유발하고 혈당과 혈압을 상승시키기도 한다. 복부 비만의 주요원인이다.
쿠싱증후군은 코르티솔과 관련된 신체 기관인 부신이나 뇌하수체에 문제가 생기거나, B 씨의 사례처럼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을 과다 복용했을 때 발생한다. 쿠싱증후군 환자는 얼굴이 달덩이처럼 부풀어 오르고 비정상적으로 목 뒤에 지방이 축적된다. 허리 부위는 뚱뚱해지는 반면 팔다리는 오히려 가늘어지는 중심성 비만도 나타난다. 을지대학병원 오한진 가정의학과 교수는 “전체적으로 팔과 다리는 가는데, 복부비만이나 목 뒷부분이 두껍게 툭 튀어나오면 쿠싱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하며 “언뜻 비만처럼 보이지만 이 병은 방치하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싱증후군은 위험한 질환이므로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스테로이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쿠싱증후군에 걸렸다면, 약물 복용을 서서히 줄이다가 중단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 만일 부신 종양이 원인이라면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로 해결할 수 없을 때는 약물 치료를 한다. 뇌하수체 종양도 없애는 것이 원칙이지만, 경우에 따라 약물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한다.
운동으로 비만 탈출
비만을 예방하거나 탈출하는 방법은 없을까? 해결법 중 하나는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각종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이때 분비되는 호르몬은 적정한 시기가 지나면 소진된다. 하지만 분비되는 시점에서 몸의 장기를 활성화하고 컨디션을 좋게 해준다. 운동 이후 상쾌한 기분이 드는 건 이 때문이다. 적정한 운동은 호르몬을 자극해 우리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스포츠 복지서비스 ‘국민체력100’ 관계자는 “식이요법으로도 다이어트를 할 수도 있지만, 노인 비만의 경우에는 운동을 통해 활력을 찾는 것이 더 건강한 삶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나이 들수록 근육량이 감소하고 기초대사율은 떨어진다. 기초대사는 신체가 생명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소모하는 기본적인 에너지다. 자세 유지, 심장과 뇌의 활동 그리고 각 장기의 활동에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신체는 기초대사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데 그중에 근육에서 소비되는 기초대사율이 평균 40%나 된다. 기초대사율을 증가시키는 제일 좋은 방법은 운동을 통해 줄어든 근육을 늘리는 것이다. 물론 젊은 시절만큼은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증가시킬 수는 있다. 다만 운동 시 주의할 점도 있다. 운동 상담사 A 씨는 “젊은이와 비교해서 나이 드신 분들은 연골이 취약한 면이 있어, 다치지 않도록 특별히 운동시간이나 강도와 빈도를 신경 쓰면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만 예방을 위한 운동
① 심폐 지구력 운동 체중에 의한 허리와 하지 부담을 고려해 고정식 자전거 타기, 걷기, 수중운동(물속에서 걷기, 아쿠아로빅) 등을 추천한다. 신체에 충격이 큰 달리기, 에어로빅 등은 삼가한다.
② 근력운동 머신 및 프리 웨이트, 밴드, 물병, 의자 등의 소도구 등을 가지고 한다. 선택은 개개인의 체력적 특성 및 선호도 등에 따라서 하면 된다. 운동을 할 때는 관절에 유의하며 진행한다.
③ 유연성 운동 주 5회 정도가 적당하며, 정적 및 동적 스트레칭을 한다.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몸을 움직이며, 한 동작마다 30초씩 정지하며 진행한다.
운동 시 주의사항
① 허리 및 하지 관절에 지나치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한다.
② 운동 강도는 부담스럽지 않게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
③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철저하게 한다.
④ 수분을 꾸준하게 섭취한다.
⑤ 신발은 쿠션이 좋은 것을 선택해 신는다.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코앞이다. 그러나 이번 설 명절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고향 방문이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 회사 한국갤럽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에 1박 이상 고향 방문을 계획하는 경우는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86%는 ‘1박 이상 집을 떠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러한 명절 분위기와 코로나19로 축적된 생활 고충이 자칫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변화된 명절 분위기에 주의해야 할 3대 질환과 관리법을 최우성 청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외로운 부모님은 ‘빈 둥지 증후군’, 중년 여성이라면 ‘골다공증’ 조심해야
이번 설에는 고향 방문이 어려운 만큼, 자녀의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진 부모님은 ‘빈 둥지 증후군’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빈 둥지 증후군’은 대학 입학, 취직, 결혼 등으로 자녀들이 독립해 집을 떠난 경우 부모가 느끼는 상실감과 외로움을 의미한다. 특히 이런 증상이 중년 여성의 갱년기와 맞물리면, 우울증이 악화되고 정서적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골밀도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
실제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을 겪는 여성은 우울증이 없는 여성보다 대퇴경부 및 요추 골밀도가 낮아 골다공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았다. 우울증 여성은 뼈를 파괴하는 ‘인터루킨-6’ 단백질 분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부신피질 호르몬이 과다 분비돼 골밀도가 감소되어 뼈가 약해질 수 있다.
골다공증이란 뼈 강도가 약해져서 골절 위험이 증가되는 질환을 말한다. 한방에서는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에 골밀도 감소를 억제하는 한약을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생약 복합물인 ‘연골보강환(JSOG-6)’이 있다. 연골보강환은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와 서울대 약대 천연물과학연구소의 공동 연구를 통해 골다공증 억제, 뼈 보호 효과가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최우성 청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중년 여성은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평소 뼈를 강화하는 비타민D와 칼슘 등을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스쿼트와 같은 체중 부하 운동으로 골밀도를 높이는 것이 좋으며, 골다공증이 진행 중인 경우에는 격한 운동이 오히려 골격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걷기, 조깅 등 가벼운 운동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명절에 집에서 술 즐기는 ‘홈술족’, 과음•과식으로 인한 ‘통풍’ 주의보
코로나19 여파에도 이번 설 음주량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주류 소비지출 금액은 전년 대비 13.7% 증가해 2003년 통계 이래 최대치를 보였다. 따라서 설 연휴 홈술이 습관이 될 수 있는 이른바 ‘홈술족’은 통풍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
통풍은 몸속 요산이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관절 부근에 쌓이면서 윤활막과 연골, 주위 조직 등에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요산은 술과 기름진 음식, 육류 등에 다량 함유된 퓨린이라는 단백질에 의해 생성되기에 과음ㆍ과식은 통풍에 치명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남성 통풍 환자는 42만6613명으로 집계돼 전체 통풍 환자의 약 92%에 달했다. 이는 여성 통풍 환자(3만5666명)보다 무려 12배 가량 많은 수치다.
통풍은 주로 엄지발가락 관절에 발생하고, 발등과 발목, 무릎 등에도 나타난다. 관절이 붓고 저리거나 열이 나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바람만 스쳐도 아플 정도로 통증이 심해 바람 풍(風)자를 써 통풍이라 한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퓨린 함량이 높은 술과 기름진 음식, 육류 섭취를 피해야 한다. 또한 퓨린 함량이 낮은 유제품과 채소를 통한 식이요법이 효과적이다. 땀을 많이 흘리는 과격한 운동은 요산을 증가시키고 배출을 막는다. 운동은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체내에 쌓인 요산이 통풍의 주요 원인인 만큼, 요산을 몸 밖으로 빼주는 것이 통풍 치료의 기본이다. 한방에서는 통풍 치료를 위해 침ㆍ약침 치료와 한약 처방, 뜸ㆍ부항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침 치료로 막힌 경락을 소통시켜 통증을 완화하고, 순수 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 치료로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신경 재생을 돕는다. 더불어 환자 증상과 체질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해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요산을 비롯한 노폐물들의 배출을 돕는다. 여기에 뜸과 부항 치료를 병행하면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연휴에도 알바 뛰는 ‘투잡족’, 명절 지나 ‘만성피로증후군’에 시달릴 수 있어
설 연휴에 고향 대신 일터를 찾는 ‘투잡족’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실제로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올해 설 연휴에 아르바이트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가 직장인ㆍ취업준비생ㆍ대학생 12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직장인 39.8%는 설 연휴에 아르바이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연휴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이유는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66%, 복수응답)’가 1위로 꼽혔다. 이처럼 설 명절에도 쉬지 않고 일하는 투잡족은 누적된 피로로 인한 ‘만성피로증후군’을 미리 예방할 필요가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집중력 저하와 기억력 감퇴, 근육통 등의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단순 피로와 달리 만성피로증후군은 수면과 휴식에도 피로감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증상이 지속되면 몸이 쇠약해지고 업무 능력 저하와 우울증까지 초래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 만성피로증후군은 허로(虛勞)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허로란 ‘허(虛)하여 피로하다’는 것으로, 정신이 어두워지며, 허리와 등, 가슴, 옆구리의 근육과 뼈가 당기고 아프며, 식은땀이 자주 난다.
최우성 청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피로를 줄이기 위해서는 평소 걷기, 자전거 타기 등 꾸준히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해 기초 체력을 기르고 하루 최소 6시간의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설은 가족이 한데 모여 새해의 건강을 기원하는 명절이다. 코로나19로 변화된 설 명절이지만 스스로 건강을 살펴보고 건강 관리를 계획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고 말했다.
인간은 누구나 나이를 먹어가며 조금씩 신체 기능이 저하되고 외부 환경에 대한 적응 능력도 감소합니다. 피부도 역시 여러 요인에 의해 기능이 저하되는데 특히 콜라겐과 엘라스틴의 합성이 감소하면 탄력이 떨어져 주름이 생기고 처지게 됩니다. 이렇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누구에게나 오는 생리적인 현상을 노화라 합니다. 노화는 20대 후반부터 시작되는데 이때부터 피부도 진피층의 결합 조직을 만드는 섬유아세포 생성기능이 약해져 교원섬유를 만들지 못하게 되면서 탄력이 떨어집니다.
남녀를 막론하고 특히 40대 중반 이후에는 누구나 신체 노화 현상을 경험하게 되지만 여성에게서 더욱 뚜렷이 변화가 옵니다. 따라서 중년 이후에는 더욱더 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피부 노화 현상 역시 여성에게서 더 뚜렷합니다. 20대 후반부터 감소한 콜라겐 때문에 40대 이후가 되면 잔주름과 피부 처짐 등 눈에 확연히 보일 만큼 피부 탄력이 떨어집니다. 특히 건조한 겨울철에는 진피 내 콜라겐뿐만 아니라 수분 함량도 감소되어 이러한 변화가 가속화합니다. 그래서 피부 노화는 모든 중년 여성들의 걱정거리이며 관심의 대상입니다.
그럼 왜 나이에 따라 남성과 여성의 피부 노화 현상의 차이가 날까요? 몇 가지 원인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대표적인 원인으로 호르몬 변화를 꼽습니다. 남성에 비해 여성이 50세 이후에는 더 급속도로 피부 노화를 보이는데 그 이유는 여성의 에스트로겐 결핍에 있습니다. 모든 여성은 10대 초반에 초경을 시작해 매달 배란을 하고 생리를 합니다. 이러한 생리 현상은 50세 전후가 되면 없어지는데, 이후에 나타나는 가장 큰 변화는 난소 기능의 약화입니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중지되어 혈중 에스트로겐의 양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후에는 에스트로겐 부족으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 시기에 30~45%의 여성들이 우울증, 안면홍조, 수면장애, 기억력 감퇴, 의욕상실 등의 증상들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특히 현대에는 평균수명의 증가로 한평생의 절반 가까이를 이렇게 에스트로겐 부족 상태에서 살게 되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피부 쪽 변화를 살펴보면 에스트로겐 감소로 피부의 콜라겐 양도 줄어드는데, 이는 에스트로겐이 피부의 섬유아세포에서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배란을 멈춘 첫 5년에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져 이 시기에 피부가 급속히 노화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갱년기에 부족해지는 에스트로겐을 보강하는 방법이 이런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로 제시되지만 부족한 에스트로겐을 보충해주는 호르몬 치료는 여러 부작용을 잘 감시하며 시행해야 합니다. 산부인과에서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치료 방법이 시도되고 있으며, 피부과에서도 피부 노화 방지를 위해 에스트로겐 보강 요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에스트로겐 보강 요법은 다른 약처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질출혈, 두통 등입니다. 최근에 경구 에스트로겐 치료가 유방암이나 자궁경부암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고 정맥혈전색전증 발생 위험성이 있다는 경고도 있어 많은 환자와 의사들이 에스트로겐 투여를 매우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호르몬제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구성 성분 역시 약마다 차이가 있어 같은 호르몬제라고 해도 개인에 따라 그 반응이 천차만별로 나타납니다. 담당의사와 상의를 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약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피부는 꼭 먹는 호르몬제가 아니어도 피부에 직접 에스트로겐 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을 발라 콜라겐 합성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적은 양이지만 피부를 통해 흡수된 에스트로겐도 전신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폐경기 여성에게 경구 에스트로겐 대신 얼굴에 에스트로겐 연고를 발라주면 노화 완화는 물론 폐경에 따른 전신적인 증상을 좋게 해줘 일석이조의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 정제형이 아닌 패치, 젤, 연고 형태의 호르몬 제제는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많은 양이 피부를 통해 흡수되면 에스트로겐이 전신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고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여러 식물에 에스트로겐 효능을 보이는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물질들을 피토에스트로겐(phytoestrogen)이라고 합니다. 특히 콩에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성분을 충분히 섭취하거나 피부에 바르면 에스트로겐을 보충해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호르몬 보강 요법은 잘 시행하면 콜라겐 생성을 유지해 피부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으며, 골다공증 예방뿐만 아니라 우울증, 안면홍조, 수면장애 등 갱년기 증상 예방 및 치료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가장 적절한 치료 시기는 폐경 후 3년 이내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시행하기를 권합니다.
2021년은 흰 소의 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몰살을 앓았던 2020년을 지나, 다가오는 신축년에는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조부모부터 손주 세대까지, 연령대별 소띠생들이 주의할 질환과 건강 관리법을 자생한방병원 김노현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환갑 맞은 61년생, ‘척추관협착증’ 주의
환갑을 앞둔 1961년생 소띠. ‘영 올드’(young old) 이른바, 젊은 노인으로 인식되며 요즘은 환갑잔치도 생략한다지만, 신체 노화가 가속되는 시기다. 각종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되기 쉬우며, 특히 최근 빠른 추세로 증가하는 척추관협착증을 주의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의 퇴행으로 척추 중앙의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요통과 신경 증상 등이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은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과 함께 대표적인 척추 질환으로 알려졌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체 척추관협착증 환자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60% 이상이다. 2015년 85만1599명에 그쳤던 노인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지난해 113만2823명으로 약 33%(28만1224명) 증가했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비수술 치료를 권한다. 최근에는 약침액인 ‘신바로2(SHINBARO2)’의 척추관협착증 치료 효과에 대한 기전이 밝혀지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와 서울대 약대 공동연구팀이 척추관협착증을 유도한 실험용 쥐들에게 ‘신바로2’ 약침을 투여한 결과, 쥐들의 보행 능력과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빠르게 향상됐다. 통증을 유발하는 주원인인 염증 반응도 효과적으로 억제됐으며 척추관협착증으로 손상됐던 척수구조가 회복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김노현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완치가 쉽지 않고 재발 우려도 커 미리 예방과 관리에 나서야 한다”며 “척추관협착증 예방의 핵심은 꾸준한 운동이다. 유산소 운동과 가벼운 근력 운동을 병행해 평소 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갱년기 앞둔 73년생, ‘골다공증’ 대비해야
1973년생 소띠 중에는 갱년기를 앞두고 각종 근골격계 질환을 겪는 이가 적지 않다. 갱년기가 다가올수록 호르몬 저하로 골밀도가 줄어들고 척추와 관절의 퇴행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 골다공증을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
중장년 여성에게 골다공증이 많이 발견되는 이유는 50세 전후 폐경기부터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에스트로겐은 파골세포를 억제하는 호르몬인데,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면 골조직의 생성에 어려움을 겪는다. 빠른 속도로 골밀도가 줄면 사소한 충격에도 골절될 가능성이 커져 주의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노년기에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중년기부터 서서히 진행되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
골다공증 예방에는 뼈를 강화하는 비타민D와 칼슘 등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력을 키워 골밀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평소 관리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전문의의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한방에서는 골밀도 감소를 억제하는 한약을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에 활용한다. 생약 복합물인 ‘연골보강환(JSOG-6)’은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와 서울대 약대 천연물과학연구소의 공동연구를 통해 골다공증을 억제하고 뼈를 보호하는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바 있다.
85년생 직장인, 소처럼 일하다 ‘일자목’ 될라
직장 생활에 성숙기를 맞은 1985년생들은 평소 일하는 자세를 돌아봐야 한다. 장시간 모니터를 볼 때 턱을 앞으로 내밀거나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본다면 ‘일자목 증후군’의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자목 증후군은 앞으로 목을 길게 빼는 자세 때문에 정상적인 C자 형태의 경추(목뼈) 곡선이 소실돼 외부적인 충격에 취약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일자목 증후군을 방치하면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올바른 자세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해 일자목 증후군을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니터를 볼 때는 상단 부분을 눈높이에 맞추고, 화면의 정중앙은 눈높이보다 10~15도 아래가 되면 좋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가능한 눈높이로 들어 올려 고개를 숙이지 않도록 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한방에서는 일자목 증후군 치료에 추나요법을 주로 활용한다. 추나요법은 긴장된 근육과 인대를 풀고 경추의 정렬을 바르게 교정함으로써 통증 원인을 해소한다.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쇄골 잡아 앞뒤 스트레칭’은 일자목 증후군 예방에 효과적이다. 먼저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아 양손을 교차시켜 쇄골을 잡는다. 그다음 천천히 코로 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뒤로 젖혀 15초간 유지한다. 이 스트레칭은 일자목 증후군으로 인해 목과 어깨가 받는 비정상적인 하중을 줄여주고 긴장된 근육을 풀어준다.
97년생 취준생, 스트레스부터 해소해야
1997년생 소띠들은 대개 취업 준비로 여념이 없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얼어붙은 고용 시장은 20대에게 정서적 불안을 안기고 있다. 아울러 최근 5년간 연령대별 우울증 환자 수를 보면 20대 증가율이 가장 높다. 20대 우울증 환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스트레스를 들 수 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으로 정서적, 신체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면역력도 감소시킨다. 따라서 취미, 운동, 명상 등 다양한 해소법을 통해 제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적인 증상으로 발현돼 불면증, 소화장애 등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때는 ‘태충혈(太衝穴)’ 지압이 효과적일 수 있다. 태충혈은 전신의 수축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대표적인 혈자리로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사이 발등 쪽으로 2cm가량 올라온 지점이다. 태충혈을 엄지손가락으로 3초간 지긋이 10회 정도 눌러주면 각종 스트레스성 증상이 완화된다.
09년생 초등학생, 성장기 ‘척추옆굽음증’ 주의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2009년생 소띠들은 본격적인 골격 형성이 진행되는 중요한 성장기다. 하지만 학습으로 인해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척추에 무리를 줘 척추옆굽음증에 노출되기 쉽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초등학생의 평일 평균 학습시간은 6시간 9분에 달해 대학생(4시간 8분)보다 많았다.
척추옆굽음증(척추측만증)이란 정면에서 봤을 때 척추가 C자형이나 S자형으로 휘어져 몸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를 말한다. 틀어진 척추 배열이 주변의 근육, 인대, 신경에 압박을 주기 때문에 요통이나 어깨결림,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 골반 불균형으로 이어져 키 성장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 특히 겉으로 봤을 때 골반 또는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몸통이 한쪽으로 치우쳐 보인다면 척추옆굽음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김노현 원장은 “척추옆굽음증은 이유를 알 수 없는 특발성 측만이 대부분이나 주로 잘못된 자세나 습관이 원인이므로 기대어 몸을 틀어 앉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는 자제하고 무거운 책가방을 한쪽으로 메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지난 1년간의 건강관리를 스스로 살펴보고, 연령별로 주의해야 할 질환과 관리법을 숙지해 다가오는 새해를 알차게 계획해보는 것도 건강한 일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자와의 사별 후 극심한 슬픔에 잠겨 고인의 길을 따라간 이들의 사례를 종종 접한다. 그 밖에 가족이나 친구, 반려동물, 애착했던 인물(연예인이나 정치인 등)의 죽음 뒤 황망한 심정을 떨치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비극은 대개 상심증후군의 악화로 일어나곤 한다. 죽음이 아닌 물리적 단절이나 소외 등으로 같은 증상을 겪기도 하며, 특히 자녀 문제로 인한 상심 증상은 빈둥지증후군이라 일컫는다.
도움말 김동철 심리학 박사(김동철심리케어 원장)
심리학적으로 상심증후군은 애도(哀悼) 증상과 비슷해, 애도증후군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랑했고, 많은 것을 함께했던 사람, 즉 배우자와의 사별은 가장 큰 상심을 안긴다. 일반적으로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 애도기간을 보낸 후에도 극도의 슬픔이 지속되거나 눈물이 나고, 이전처럼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다면 상심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고인과 생활하면서 몸에 밴 습관이 바뀌어야 상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보통 6개월 정도면 뇌가 새로운 습관에 적응하기 때문이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마다 함께했던 추억이 떠올라 슬픔에 잠기기도 해, 1년 정도 지나야 회복 가능한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애도기간을 거친 뒤에도 상심이 가시지 않고, 무기력증, 우울증, 분노 등이 동반되거나 면역력 저하 등 신체적 질환까지 나타난다면 곧장 병원이나 심리센터를 찾는 것이 좋다. 상심증후군은 자살과 관계된 척도로 검사가 이뤄질 만큼 위험한 증상으로, 주변에서도 유심히 살피고 도움을 줘야 한다.
사별 아닌 부재도 상심증후군 불러와
# A(68·여) 씨의 남편은 몇 해 전 치매 진단을 받고 결국 요양원에 들어갔다. 요양원은 외진 곳에 있었고, A 씨는 거동이 불편해 남편을 쉽게 볼 수가 없다. 은퇴 후에 일상을 함께 나누던 남편과의 생이별로 그녀는 무기력해졌고 삶의 무의미함마저 느낀다.
A 씨처럼 꼭 사별이 아닌, 배우자의 부재로도 상심증후군을 앓을 수 있다. 특히 치매나 다른 중병으로 온전한 대화와 교감이 어려운 상태에서 홀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면 사별 못지않은 심리적 스트레스와 상심을 겪게 된다. 심해지면 망상장애나 정신분열증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면역력 저하를 비롯한 섭식장애, 근육통, 탈모 등 신체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특히 젊은 시절보다 중장년기에 사별(또는 부재)을 겪었을 때 상심증후군에 취약하다. 버팀목이었던 존재가 사라지면서 일상이 무의미하게 느껴져 자신의 삶마저 비관하게 되기 때문이다. 중장년기는 직장생활이나 양육 등의 의무가 줄어드는 시기로 미래 목표의 가치가 흐려져 더욱 무기력해질 수 있다.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누구에게나 사별은 예고된 이별과 다름없다. 상심증후군 예방법 중 하나는 언젠가는 맞이할 수밖에 없는 죽음을 미리 생각해보고, 그에 따른 준비를 해두는 것이다. 꼭 유서를 쓰거나 심각할 필요는 없다. 가령 “내가 죽으면 통장은 OO에 뒀으니 찾으면 돼”, “당신이 먼저 떠나면 난 고향에 내려갈까 해” 등 자연스럽게 죽음 이후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상심을 완화할 수 있다. 또, 이별의 아픔을 겪었더라도 작은 목표라도 세워 생활 리듬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한 달짜리 체크리스트를 만들거나, 하고 싶은 일을 버킷리스트로 정리해보는 것도 좋다. 만약 이러한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봐야 한다.
사회적 빈 둥지 함께 겪는 아버지들
# 은행 지점장 출신 B(66·남) 씨는 퇴직과 동시에 인맥이 줄줄이 끊기며 자연스레 약속과 모임도 줄어들었다. 거금을 들여 유학을 다녀온 아들은 진로 문제로 B 씨와 다투더니 독립하겠다며 집을 떠났다. 노후자금도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그는 한없이 우울하다.
자녀의 독립으로 상심과 외로움을 느끼는 증상은 빈둥지증후군이라 한다. 주로 갱년기 여성이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성도 이러한 증상을 보일 때가 있다. 특히 퇴직 후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소외를 당하면서 ‘사회적 빈둥지증후군’을 호소하는데, 여기에 자녀 문제로 가정에서의 빈둥지증후군까지 겹치면 증상이 악화된다. 그렇다고 전업주부의 증세가 덜한 것은 아니다. 사회생활 대신 아이와 밀착해 육아에 몰입해온 엄마들은 자녀가 떠났을 때의 충격과 슬픔이 더욱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만약 갈등이나 배신, 반항심으로 자녀가 떠났다면 부모의 상심은 훨씬 크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이 있거나, 배우자가 없는 상태에서 이러한 상황을 겪는다면 증상 회복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빈둥지증후군 역시 예측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자녀 독립 후 계획’을 미리 세워두면 좋다. 또, 자녀가 물리적으로 멀어졌을 뿐 아주 자신을 떠났다고 인식해서는 안 된다. 늘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여기는 마음의 유대가 중요하다. 실천적 방법으로는 ‘봉사활동’이 있다. 자식에게 헌신했듯, 누군가를 돕는 일로 상심을 달래는 것이다. 이런 활동은 가급적 지속가능하면 더욱 좋다. 무엇보다 누구의 부모가 아닌 오롯이 자신의 인생을 맞이하는 기분으로 빈 둥지를 새로움으로 채운다면 상심은 눈 녹듯 사라질 수 있다.